왱알왱알
by 이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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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80816 뮤지컬 <쓰릴 미Thrill Me>

옛 정이 무서워서 결국은 한 번 보게 되었다. 두 번 볼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한다.

'나'가 심의관들 앞에 나서기 전 어렴풋한 윤곽이 드러났을 땐, 정말 벌떡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버리고 싶었다. '앉을까요'라는 말도 듣고싶지 않았다. 어쨌든 내가 마지막으로 봤던 쓰릴미의 '나'는 그 님이었으니까, 생각이 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. 아니 왜 미리 그 생각을 못했지?; 병신인가?;;

김무열의 '그'는 작년보다 발전했다고 생각한다. 예전엔 막장 초딩 정도였는데 이번엔 제대로 질 나쁜 쓰레기였다. 훨씬 구차해졌고 훨씬 비열해졌다. '나'를 손 위에 올려놓고 쥐락펴락 하는 것을, 그렇게 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가볍게 즐긴다. 주홍초 말대로 이 자식 타락했다-_-;; '나'가 듣고싶어 할 것 같은 말을 감질맛나게 들려주고 '나'가 원하는 행동을 해주다가 흥미가 다할 때 쯤 돌아서는 모습이 매정하다. 정말 뒤도 한 번 안보고 휭 돌아서는데 이렇게 재수털릴 수가 없더라. 딱 한 번, 함께 감옥에 가길 간청하는 장면에서만(그러니까 처음으로 '그'가 '나'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는 순간이다) 아쉬운 듯 '나'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멀어진다. 그거 보고 참 더럽다고 느꼈다.

이창용 씨에 대해서는 그닥 말하고 싶지 않다…. "안아줘"에서 내가 큰소리로 웃지 않기 위에 기울인 필사의 노력을 어떻게 형용할 수 있으랴. "쓰릴 미"가 어색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 여기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. 난 정말이지 어금니가 부서져라 이를 악물고 웃음을 참았다-_- 리셰님 말에 따르면 며칠 전까지만 해도 굉장히 무서운 스타일의 '나'였다는데, 당일엔 그냥 먼 훗날 게이로 대성할 법한 동네 꼬마였다. 게다가 복역 후와 학창시절의 연기에 구분이 거의 없어서… 한 줄 요약, 아웃오브취향.

작년 조명이 어땠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데, 올 해 조명 중 마음에 들었던 것이 있다. '그'가 확실하게 기억 속 인물로 처리되는 느낌을 준다는 것. 기억의 시작과 끝이 희미한 것처럼, '그'는 등장할 때는 뜬금없이 나타났다가 퇴장할 때는 어둠속으로 서서히 사라진다. 희미한 빛이 어깨와 등에 떨어지는 모습이 참 좋았다.

의상도 작년보다 확실히 나아졌음. 근데 '그'의 조끼가 작았는지 어쨌는지 공연중 벗고 입는 걸 불편해하는 것 같았다. 퇴화한 것은 열무 앞머리-_- 아 놔, 그건 뽕인가요 리젠트인가요? 소품 중 '나'의 망원경이 사라진 것도 아쉬웠다.

by 이노 | 2008/08/17 19:09 | 트랙백 | 덧글(0)
20080815 영화 <다크 나이트>
대단히 훌륭하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, 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다. 히스 레저의 마지막 작품이 아니었던들 내가 이 영화를 봤을지 확신할 수 없다. 감독이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가와는 별개로 내가 이 영화의 기본틀에 당최 적응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. 난 아무리 철학적인 주제를 가지고 있는 영화라 할지라도, 성인 남자가 스판덱스 쫄쫄이를 입고(그것도 까만색) 네코미미를 연상시키는 귀를 뒤집어 쓴 채 가래 끓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는 영화에는 호감을 가질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(...)

따라서 감상은 여기서 끝.
by 이노 | 2008/08/17 10:58 | 감상 | 트랙백 | 덧글(0)
시사IN

이달치 시사in에 웬 편지가 끼워져 왔다. 정기구독(재구독)을 간청(...)하는 편집장의 편지인데, 읽고나니 눈에서 콧물이 나올 지경. 재정이 많이 어려운가보지 시사in-_-;; 그렇다고 이미 정기구독을 한 사람에게 또 정기구독을 부탁하는 건 아닐테고, 아마 홍보나 해달라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….
 
혹시 이 이글루에 어쩌다 들리셔서 이 글 보시는 분들께 : (요원한 소망이긴 합니다만) 독립언론은 대단히 소중한 것이고 지켜져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. 특히 현재의 한국에서는 그 존재가 더욱 필요하구요. 그리고 작금의 매체 중 가장 가능성있는 쪽이 시사in이 아닌가 생각되네요. 뭐니뭐니해도 자본 권력에 대해 가장 저항적인 매체니까 말이죠(..) 이 분들이 가시화한 사건이 좀 많았던가요.

독립언론이 독립언론이기 위한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건 경영과 편집의 분리입니다. 그러기 위해서는 광고주가 주는 광고수익보다 정기구독 수익 비율이 높아야 하구요. 게다가, 대기업(특히 S사)을 그렇게 깠는데, 이 분들이 광고 수익에 의존하고 싶어도 솔직히 누가 광고 주려고나 하겠습니까. 이러나 저러나 독자들 쌈짓돈으로 꾸려갈 팔자인 거죠. 물론 그렇게 어려운만큼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큰 언론이기도 합니다. 그러니까 말인즉슨, 사회에 기여하는 셈 치시고 형편 어렵지 않으시면 정기구독 좀 해주시면 좋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. 홍보 끝.

by 이노 | 2008/08/12 21:14 | Daily Ino | 트랙백 | 덧글(0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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